딸 키우는 아빠의 실제 고민을 담은 이야기
고민의 시작
대학병원에서 태어난 저희 딸은 정기적으로 해당 병원의 소아과에서 검진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검진에서는 아이의 키와 체중, 혈액 검사, 뼈 나이 등을 종합한 결과, 성장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빠르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담당 의사는 성장호르몬 주사를 진지하게 고려해 보라고 권했고, 사실상 “무조건 맞히세요”라는 말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크게 아픈 곳도 없고, 건강하게 자라왔기에 아이의 ‘성장’에 대해서는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지가 알아서 크는 거지”라고 약간은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집에 돌아온 저와 아내는 심각한 얼굴을 한 채로 한동안 머릿속이 복잡했습니다.
유전, 그리고 현실
아빠 키는 171cm, 엄마 키는 152cm입니다.
체질이나 외형으로 보았을 때 유전적으로는 아빠 쪽을 더 많이 물려받은 것 같지만, 친가 쪽도 키가 큰 사람이 많지 않고 외가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2017년 7월생인 저희 딸은 당시 키가 120cm에 약간 못 미쳤지만, 주변 또래 아이들도 고만고만해서 키가 유독 작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누구나 좋은 부모가 되고 싶고, 내 아이에게는 아낌없이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기에 고민은 더 깊어졌습니다.
내 아이가 작은 키라면 겪게 될 일
저도 고등학생이 되기 전까지는 항상 맨 앞자리에 앉는, 키가 작은 학생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작은 키의 아내와 살면서, 작은 키로 살아가는 불편함과 불이익을 체감한 경험들을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심리적 영향
- 자존감 부족과 위축
- 외모 비하
생활 불편
- 옷과 신발 사이즈의 제한
아내는 발 사이즈가 220mm로 성인 브랜드에서는 선택지가 거의 없음 - 높은 선반이나 물건에 손이 닿지 않음
주방 선반, 책장 등에서 도움을 줘야 하는 경우가 발생함 - 운전석 시트 조절의 어려움
아내는 핸들에 가슴이 닿을 정도로 운전석 시트를 끝까지 당겨야 함
사회적 불이익
- 무시 또는 괴롭힘에 노출
필자도 어릴 때 잦은 괴롭힘을 경험함 - 스포츠 활동에서 우선순위에서 밀림
- 별명이나 놀림거리로 소비
- '약해 보인다'는 고정관념
- 취업, 면접 등 외적 이미지 평가에서의 불이익
이 외에도 일상 속 자잘한 불편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내 아이가 작은 키라면, 내가 겪게 될 일
작은 키로 인해 부모가 받는 심리적 부담도 매우 큽니다.
- “아빠, 나는 왜 키가 이렇게 작아?”라는 질문
- “누구 딸은 키가 크던데, 너희 아이는 생각보다 많이 안 컸네?”라는 말
- 유전적 영향에 대한 자책
‘내가 작아서 우리 아이도 작은 걸까?’ - 미리 대응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
‘성장 호르몬 주사를 맞혔어야 했는데…’
당사자인 아이는 현실과 감정을 동시에 감내해야 하지만, 부모에게는 죄책감, 자책, 무력감이 가장 크게 남습니다.
성장 호르몬 치료에 대한 이해
의사의 소견도 중요하지만, 저는 모든 것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결정하는 성격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남의 말을 잘 안 듣는 고집불통이기도 합니다.
온라인에서 많은 정보를 찾아보았습니다. 긍정적인 후기도 많았고, 실망했다는 후기도 많았습니다.
결국, 성장호르몬 주사의 효과는 개인차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의사들이나 여유 있는 집안에서는 “무조건 맞힌다”는 이야기들도 있었지만, 그 진위는 알 수 없었습니다.
성장 호르몬 주사란?

| 항목 | 내용 |
| 정의 | 성장호르몬(GH)을 인위적으로 주사해 성장 촉진을 돕는 치료 |
| 주요 목적 | - 키 성장 촉진- 근육량 및 체력 증가- 자존감 향상 |
| 적용 대상 | - 성장호르몬 결핍증- 터너 증후군- 프래더-윌리 증후군- 자궁 내 성장 지연(SGA)- 만성 신부전- 특발성 저신장 (ISS) 등 |
| 투여 방식 | 매일 밤 자기 전 피하 주사 (자가 주사 가능) |
| 치료 기간 | 수년 이상 지속, 성장판이 닫힐 때까지 |
| 효과 | - 키 성장 촉진- 체력 및 대사 개선- 성장 속도 증가 |
| 부작용 | - 관절통, 부종, 두통- 고혈당 위험- 드물게 두개내압 상승 |
| 모니터링 항목 | - 키/체중 측정- 혈액 검사 (IGF-1)- 뼈 나이 검사- 성장판 상태 확인 |
| 비용 | - 보험 적용 시: 월 10만 원대 내외- 비보험 시: 월 수십만 ~ 백만 원 이상 가능 |
| 주의 사항 | 반드시 소아 내분비 전문의 진단과 정기 모니터링 필요 |
성장호르몬 주사 포기 이유 (합리화 과정)
정말 필요한 치료인가?
우리 아이가 성장호르몬 결핍이었다면, 이건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을 것입니다. 의사는 일정을 설명하고 치료를 시작했겠지요.
하지만 이번 경우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된다”는 선택의 문제였습니다.
효과는 확실한가? 부작용은?
개인차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호르몬 주사로 키가 큰 건지, 원래 클 아이였는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기대만큼 효과가 없을 수도 있고, 오히려 부작용의 가능성이 더 걱정되었습니다.
경제적 부담
필요한 치료라면 부담을 감수하겠지만, 선택의 영역에 들어선 순간, 비용 문제는 무시할 수 없습니다.
아이가 느낄 스트레스
성인도 주사를 맞는 것은 스트레스입니다. 정기적으로 바늘을 몸에 찌른다는 것, 그 자체가 아이에게는 공포와 정서적 고통일 수 있습니다.
결정한 후의 마음
사실, 아내는 성장 호르몬 주사를 맞히고 싶어 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여전히 헷갈립니다.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지금 우리의 가치관, 경제 상황을 고려했을 때 '맞히지 않기로 한 결정'은 최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살면서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은 사람을 직접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더 검증되지 않은 느낌이 강했습니다.
지금도 귀엽고 예쁘고 사랑스러운 우리 아이
사춘기가 오지 않은 우리 딸은 아직 애교도 많고 밝고 건강합니다. 그 모습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게 됩니다.
나중에 아이가 키 때문에 나를 원망하게 될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키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꼭 전해주고 싶습니다.
- 자존감은 외모가 아닌 내면에서 완성된다는 것
-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
- 당당하게 사는 삶
분명히 저는 아이에게 의향을 물었고, 아이는 “싫다”고 했습니다. 혹시라도 나중에 그 기억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서 '각서라도 써둘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계속되는 고민
의사는 여전히 강력하게 성장호르몬 주사를 권했습니다. 늦어질수록 효과가 떨어지고, 나중에 후회할 수 있다는 점도 이해됩니다.
하지만 결국, 우리는 ‘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의사는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이제는 다음 단계인 '성조숙증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정말 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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